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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

엔지니어에게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1)

by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 2024.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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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는 공간입니다.

2020년 3월 20일, 저는 이 블로그에 첫 글을 올렸습니다. 이 시기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던 시기임과 동시에 주식 시장이 대폭락을 시작한 시기입니다. 한국 주식시장, 미국 주식시장 가릴 것 없이 폭락을 이어나가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하였죠. 저는 그 당시 주식 투자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코스피 지수가 몇이든, S&P 500 지수가 몇이든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식시장에 투자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적금과 예금만이 자산을 불려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더더욱 굳혔죠.

저에게는 인생의 롤모델로 삼는 형이 한 명 있습니다. 그 형은 IT 업계의 유능한 엔지니어이자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직장인, 사업을 하는 대표이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빠르게 습득하고 정확하게 다루는 분입니다. 코로나 광풍으로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겪고 폭락했던 주식시장이 폭등을 하기 시작해 누구나 돈을 벌던 시기, 형은 평소 관심 있던 기업에 대한 분석 글을 오픈카톡방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역시 저 형은 투자도 잘 하는구나! 대단하네.." 정도였죠. 그런데 나중엔 생각이 바뀌더군요. "유능한 엔지니어인 저 형도 저렇게 투자에 관심을 갖는데, 난 왜 관심이 없는가!" 내 인생의 롤모델이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삼성증권을 깔고 주식을 처음 사보았습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였습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 주식을 사고 나서 며칠 후, 주식 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10%가 넘는 수익률을 맛보았습니다. 시드가 작아 그렇게 많이 벌진 못 했지만 급여 이외의 수익이 생긴 것은 난생처음이었습니다. "이래서 주식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형이 기업 분석을 하던 주식들도 사보았습니다. 그 주식들 또한 크게 올랐습니다. 달러를 사서 미국 주식에도 투자해 보았습니다. 미국 주식들도 크게 올랐습니다. 돈이 복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집도 금방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2년 초반에 미국과 한국, 물가가 크게 오르며 금리가 오를 기미가 보이자 주식 시장이 다시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투자했던 종목들 또한 지속적으로 손실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된 기업분석 없이 그저 오를 것 같아서, 지금 오르니까 산 주식들이 태반이었기에 떨어져도 왜 떨어지는지 몰랐습니다. 손실은 23년 중반까지 이어졌지만 꾸준히 매수하고 팔지 않은 덕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내 임금과 자산에 미치는 영향

시간이 흘러 과거를 돌아보니 내 자신의 행동이 보다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유행시기에 내가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기업 분석을 잘해서가 아닌 시장 자체(주가 지수)가 크게 오르고 있던 시기였음을, 국가별로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다음에 보인 것은 물가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물가가 오를 기미가 보이자 각국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왜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릴까?"를 찾아보았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가진 돈에 비해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 구매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월급이 100만원인데 라면 한 개가 5천 원에서 1만 원이 된다면 살 수 있는 라면의 개수는 200개에서 100개로 줄어들죠. 그리고 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줄어들고, 다시 말해 금리가 높은 은행에 돈을 예치하거나 대출금리를 갚느라 사람들이 물건 사는 데 돈을 덜 써 물가가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곧 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아무리 돈을 쓰지 않아도, 연봉이 코딱지만큼이라도 올라도, 물가상승률이 높다면 내 돈은 가치가 감소하게 됩니다. 현재 1억을 보유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이 4%라면 실질적인 가치는 9600만 원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연봉 인상률이 2%라면 "물가상승률 4% - 연봉인상률 2%"가 되어 실질적으로는 2%만 인상한 꼴이 됩니다. 예금과 적금만을 하며 3%, 4% 이자를 받아봐야 물가상승률이 그와 같거나 좀 더 높다면 부질없는 짓임을 깨달았습니다. 4% 이자를 받는다 한들 물가상승률이 4%라면 오른 것이 아닌 그저 상승률을 커버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돈을 번다한들 번 것이 아니죠. 그리고 이러한 물가상승률(이하 인플레이션)을 커버(헷지, hedge)할 수 있는 것은 내 자산을 다양한 투자처에 투자하여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엔지니어에게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으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엔지니어라는 직업 또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곧 급여를 받아 생계를 꾸리고 궁핍하지 않은 삶을 위해, 다시말해 경제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엔지니어로서 인정 받고 성공하여 즐거움을 느낀다 한들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궁핍한 삶을 산다면 그리 행복한 삶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만큼 급여를 투자금으로 하여 자산을 키워 궁핍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피땀 흘려 번 돈이 인플레이션에 의해 조금씩 갉아먹힌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그저 물가가 비싸졌다고만 생각하고 불평을 늘어놓죠.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엔지니어분들은 자신이 피땀 흘려 번 돈을 지키고 인플레이션을 헷지하여 가까운 미래에 궁핍하지 않은 삶을 영유하는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편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엔지니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투자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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