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

Amazon Web Service(AWS)를 공부하게 된 계기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 2023. 1. 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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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는 공간입니다.

2018년 여름, 저는 정부 데이터센터에서 운용 중인 F5 Networks L4 스위치에 신규 설치할 OS의 보안 적합성 테스트를 위해 대전에 2주간 머물렀습니다. OS가 보안 적합성 기준을 충족하는 확인하는 테스트로 꽤나 까다로운 작업이기에 장시간 머물렀던 것이죠. 그곳에서 저는 보조 엔지니어로서 동료 엔지니어와 함께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집인 성남을 떠나 대전으로 내려갈 때, 필요한 옷가지와 노트북, 주변 기기등과 함께 2가지를 더 챙겨갔습니다. AWS 입문 서적인 "아마존 웹서비스를 다루는 기술"과 책 받침대였습니다. 대전에 내려가서는 작업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돌아와서 책을 펴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와썹맨 보면서 했던 기억이 나네요) 책에 설명하는 예문을 그대로 콘솔에서 따라 해보고 이것저것을 눌러보았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생소한 탓에 책 2~3장을 넘기는 데 무척 오래 걸린 적도 있었습니다. 2주간 기본 서비스에 대한 공부를 어느 정도 마치고 책에서 제공하는 조그마한 프로젝트를 따라 해보았습니다. AWS의 기초에 대해 대강 느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출장에서 일이 순조롭게 끝난 것보다 AWS를 공부하여 성과를 냈다는 것이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AWS를 공부하게 된 이유

2017년도까지만 해도 제 주변과 네트워크 업계에서는 AWS란 꽤 생소했던 개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변 엔지니어들에게 "AWS"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안다는 답변보다 모른다는 답변이 더 많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해가 넘어가며 2018년도가 되자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여기저기서 AWS를 사용한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고 공부하는 사람도 조금씩 생겨났습니다. 클라우드에 대해 조금씩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클라우드 솔루션에 대해 검색해 보니 제 밥그릇(?)을 위협할만한 존재였습니다. 조금씩 불안해졌습니다. 그것보다 더 저를 심각하게 만든 것은 제가 담당했던 고객사들의 변화였습니다. 

고객사 중에 사용하던 장비를 하나 둘 철거하는 곳이 생겨났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Vendor(이하 벤더)로 Migration(이하 마이그레이션)하나 보다.." 혹은 "서비스를 철수하나보다.."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그러던 와중 한 곳에서 운용 중이던 기존 장비를 모두 철거하고 신규 장비를 몇 대만 구매하여 서비스를 통합하고 싶다는 고객사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전 이렇게 물었죠. "이제 사업을  축소하는 것인가요?" 고객사 담당자가 말했습니다. "아뇨. 이제 클라우드로 모든 서비스를 넘길 겁니다. 중간에 거쳐가는 단계로 핵심 서비스는 신규 구매 장비로 운용하다가 마지막에는 모두 클라우드로 넘길 예정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불안이 현실이 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순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AWS 공부를 꾸준히 하고 서비스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감을 익혀 나갔습니다. 이미 현직 엔지니어였기 때문에 핵심 서비스들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해가 또 지나 2019년이 되어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Solutions Architect Associate, Sysops Administrator Associate를 취득하고, 2020년에는 Advanced Networkting Specialty을 취득했습니다. 그러면서 AWS 서비스를 활용해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만들었고 그동안 공부한 AWS 자격증에 관한 내용을 올렸습니다. 한 달에 비용이 15달러 정도 나오긴 했지만 공부가 성과를 내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당시(2019~2020)에는 F5 Networks 엔지니어가 아닌 네트워크 운용자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왜 클라우드 엔지니어로 전직하지 않는가?

F5 Networks 엔지니어에서 다른 곳으로 이직했지만 AWS를 다루는 회사가 아닌 고객사에 상주하며 네트워크를 대신 운용하는 회사로의 이직이었습니다. 제가 다루지 못 했던 Switch, Router, IPSec VPN 등을 모두 운용해 볼 수 있었죠. 늘 로드밸런싱 장비와 SSL VPN만을 다루던 제게는 새로운 기회였습니다. 필드 엔지니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깊게 다룰 수는 없었지만 개인적 공부를 통해 부족함을 열심히 메웠습니다. 

소제목을 "전직하지 않았는가"가 아닌 "전직하지 않는가?"로 정한 이유는 현재에도 클라우드 엔지니어로 이직할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AWS를 처음 공부하던 시기에는 AWS가 시장을 장악하면 On-premise(이하 온프레미스)는 살아남지 못 할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런 생각은 점점 바뀌어만 같습니다. 오히려 온프레미스에 남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 번째, 결국 온프레미스는 계속 사용된다.

제가 내린 결론은 결국 온프레미스는 계속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웹서비스나 게임과 같이 많은 서버를 수용하는 서비스의 경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회사들조차도 사내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스위치와 라우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규모가 큰 회사라면 말할 것도 없지요. 또한 현재는 개인 정보가 대단히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렇기에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들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받도록 되어있습니다. 그토록 중요한 정보를 남의 데이터센터, 다시 말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맡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온프레미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클라우드를 가장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곳이 바로 금융권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부도 클라우드를 차츰 도입하겠다고 말하지만, 허용 가능한 영역과 허용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나누어 조심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온프레미스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요.

두 번째, 비용이 "생각처럼" 나오지 않는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늘 첫 번째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비용입니다. "사용하는만큼 낼 수 있다.", "쓰지 않은 서비스는 종료하면 과금되지 않는다." 등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다만 이것은 최적화되었을 때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넘어간 후, 얼마 되지 않아 청구서를 받아 들 때면 비용을 보고 놀라는 분들이 계시는 듯합니다. 그리고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사용하는 만큼 비용을 부과한다"라고 했지, "온프레미스보다 적게 나온다"라고 하진 않았지요. 이는 결국 1번에 귀결됩니다.

세 번째, AWS 자체 장애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AWS 대규모 접속장애…'단일 클라우드' 사용한 고객사 피해 커('18.11.22, IT 조선)
AWS 장애에 당황한 고객사…쿠키런 킹덤, LOL 한때 먹통('21.02.13, 머니투데이)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운용하던 시절, DNS 주소를 입력하고 접속했음에도 접속이 되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순간 "아, 내가 뭐 설정을 잘못 건드렸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알고 보니 AWS 장애였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AWS를 사용하던 다수의 회사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향후 장애가 복구되었지만 AWS가 구체적인 장애 사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온프레미스의 장애는 그 회사 혹은 데이터센터에 국한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애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서비스가 피해를 입으며 두 손 놓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온프레미스는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단 생각에 이르렀죠. 이는 결국 1번에 귀결됩니다.

지금까지 제가 AWS를 공부하게 된 계기와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계속 일하는 이유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전 클라우드 업계에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 못 합니다. 다만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것과 제가 공부한 것을 토대로 내린 결론을 적어보았으니 너무 나무라지 말아 주세요! 좋은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