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

지식이 공유되어야 하는 이유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 2023. 8. 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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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는 공간입니다.

저는 요즘 미국 경제와 주식 시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담아두고 있는 펀드도 주식도 대부분 미국 주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미국과 미국 경제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미국이 어떻게 초강대국이 되었는가"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유튜브 채널에서는 미국이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지리적 이점"을 많이 강조합니다. 드넓은 평야와 적당한 기후의 중위도, 미시시피 강 같은 자연 운하, 수많은 자원 등 많은 이점을 갖고 있죠. 그리고 "미국 원주민들은 왜 그 이점을 사용하지 못하였는가?"에 대해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책 "총, 균, 쇠"가 잘 설명하고 있는 듯합니다.

유라시아 인들은 가죽, 옷, 치즈를 얻기 위해 염소와 양을 길들였고, 젖소는 우유, 밭의 경작지와 수송을 위한 황소, 그리고 돼지나 닭과 같은 순한 동물들을 길들였다. 유라시아의 큰 대륙과 긴 동서 거리는 이러한 장점을 증가시켰다. 이 지역은 넓은 지역에 서식하기에 적합한 더 많은 식물과 동물 종들을 제공했고, 이 지역 사람들이 혁신과 질병 모두를 교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중략..) 아메리카 대륙은 다른 위도에서 사용하기 위해 한 위도에서 길들여진 농작물을 적응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 지역에서 번성하는 농작물과 동물들은 결코 그들이 번성할 수 있는 다른 지역에 도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 개입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출처 : 위키 백과 "총, 균, 쇠" 중 일부 발췌 -

책 "총, 균, 쇠"에서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드넓은 미국 대륙을 차지했음에도 발전하지 못 한 이유를 지리적 환경에서 찾습니다. 유라시아 인들은 각자 번성한 환경을 시작으로 다양한 동식물을 길렀고 길들였습니다. 그들은 비슷한 위도, 다시 말해 비슷한 환경에서 키운 각자의 동식물을 서로 교환하여 좀 더 많은 종을 키워 농업생산량을 키웠습니다. 또한 각자 발전시킨 기술 또한 서로에게 전달하였고 기술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많은 것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질병의 교환까지 발생하였고 유라시아 인들은 광범위한 질병에 면역력을 갖게 되었죠. 

아메리카 원주민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동서가 아닌 남북으로 길게 뻗은 대륙, 그로 인한 비슷하지 않은 위도, 중앙아메리카의 광대한 밀림은 원주민들의 교류를 방해했고 서로 다른 위도는 각자 키운 동식물의 교환과 적응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고립된 문명은 농업생산량의 둔감과 함께 제한된 발전을 낳았고 우리 모두가 알듯이 서양인이 총과 균 그리고 쇠로 하여금 정복하는 결과를 초래했죠.

서론이 참 길었습니다. 위의 "총, 균, 쇠"를 언급한 이유는 문명 간의 활발한 교류와 그에 따른 결과는 현대에서도 개인 간에 작동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IT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지식 습득을 위한 공부를 합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 스킬업을 위해서, 이직을 위해서 등등 이유는 다양하죠. 지식 습득을 위한 독학에 그치지 않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배운 것을 최선을 다해 정리하고 공유하며 가르쳐준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또한 자신이 배운 것을 공유하고 그것을 배울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킵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내용이죠. 지식의 공유가 가져다주는 이익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찾을 수 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가진 지식을 공유하면서 얻은 가장 큰 이익입니다. 아무래도 혼자 공부하다 보면 잘못 이해한 부분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식을 공유하게 된다면 공유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오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쭉 설명하다 보면 자신이 잘못 이해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부분에서 반드시 막히게 되어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자신이 아는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하다가 순간 "앞뒤가 맞지 않음"을 깨닫고 어물쩡 넘어가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렇듯 지식을 공유(설명)한다는 것은 자신이 배운 것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틀린 부분이 없는지 검증하는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제 블로그의 Description이 "쉽게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즐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습득하고 좀 더 발전하는 것은 쉽지 않죠. "성장통"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닌 듯합니다. 배움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은 곧 고통이라는 것이죠.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나간다면 지치기 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을 공유(설명)한다면 지식을 공부하는 새로운 원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배운 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임을 타인에게 증명하는 것이 될 뿐 아니라,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이 나의 말(글)을 경청(정독)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지식을 더 공부하고 공유하고 싶다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죠. 제가 블로그를 운영한 지 곧 4년이 다 되어갑니다. 댓글을 통해 감사와 칭찬을 해주신 수많은 분들 덕분에 전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큰 힘과 의지를 얻었고 이는 제가 좀 더 공부하고 배운 것을 공유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지식을 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자주 사용하지 않은 지식이나 기술은 잊기 마련입니다. 저 또한 초창기에 썼던 글들은 다시 읽어 보고 공부하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걸 내가 썼다고?"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잊어버린 지식도 부지기수입니다. 심지어 잘 몰라서 구글링했는데 제 글이 첫 번째로 나온 적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민망했던 건 안 비밀입니다.) 

지식을 공유한다는 것은 자신이 배우고 공부했던 모든 지식과 기억을 좀 더 연장하여 혹은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설명하기 위해 배웠던 지식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되고 되새기게 되며 혹은 기록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자기 자신만 볼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것과는 다릅니다. 자신만 볼 수 있는 기록은 지식에 대한 배움이 제대로 활성화된 상태에서 필요하다는 생각되는 부분만을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그 글을 보게 된다면 본인조차 못 알아보게 됩니다. 기록 당시에는 (이해에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전부 빼버렸기 때문이죠.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은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과정인 만큼 전 과정을 제대로 되새기고 기록해야 합니다. 자신만의 기록처럼 대강 기록하고 대강 설명해 둔다면 상대방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되새기고 기록하며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식은 더 오래 보존될 수 있습니다. 앞서 제가 아직도 초창기에 썼던 글을 보고 다시 공부한다는 말은 곧 "제대로 기록하고 제대로 공유했음"을 다르게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인맥을 얻을 수 있다

IT 업계에 몸 담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이 바닥(IT)은 참 좁다"는 것이죠. 네트워크 업계는 더 좁습니다. 어지간한 중견회사들은 모두가 알고 어느 중견회사가 어느 고객사를 주로 상대하는지도 압니다. 우리가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누군가" 또한 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 이 "누군가"는 미래에 내 동료가 될 수도 있고, 들어가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일 수도 있으며, 내가 잘 모르는 업계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업계에서 너무 힘이 들고 지칠 때 옆에서 위로해 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술과 사람이 전부인 IT 업계에서 지식을 공유하며 얻은 동료가 많아진다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