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현직자에게 묻다

[IT 현직자에게 묻다]Network Engineer, 이희성님

by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 2024. 12. 27.
반응형
"IT 현직자에게 묻다" 시리즈의 기획 목표는 IT 현직에서 활약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여 취준생/학생들이 알아야 할 기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IT 종사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답변은 개인의 의견이기 때문에 보시는 분에 따라 다소 다르게 보일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입니다. 오랜만에 업로드하는 "IT 현직자에게 묻다" 시리즈입니다.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업로드가 없었는데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야 다시 올리게 되네요. 현직자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공간인만큼 긴말하지 않고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만나 볼 3번째 현직자는 네트워크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 이노테크놀로지에 재직 중인 이희성 님(2025년 현재, 16년 경력 / 닉네임 백아쟈씨)입니다. 이희성님은 제가 IT 엔지니어 모임 오픈카톡방을 들어가면서 알게 된 분으로 꽤 오랜 시간 동안 내적 친밀감(?)을 쌓아온 분입니다. 수많은 네트워크 관련 질문에 대해 항상 자세히 답변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전문성을 갖춘 엔지니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스킬업과 업무 경감을 위해 네트워크 자동화(Ansible)의 기술 전파 및 대중화에도 애쓰신 특별한 분임을 인지하게 되었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차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인터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협찬 : 루루개발자님(https://funveloper.tistory.com/)

 

Q1. 희성님,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네트워크 엔지니어 이희성입니다. 16년째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노테크놀로지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2025년 1월부로 국내 모 통신사의 Technical Architect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고객사의 네트워크를 구축 및 유지보수하며 장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 처리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네트워크 구축이란 고객사의 임직원 PC 및 단말 등 사내 통신, 사외 통신이 필요한 장비를 설치하고 필요한 설정을 하는 일을 의미하며 유지보수는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 장비에서 제공해야 할 기능 혹은 삭제해야 할 기능을 직접 설정하는 일련의 과정과 함께 장비 점검, 장비의 장애 발생시, 장애처리를 수행하는 업무를 의미합니다. 

전 어린 시절부터 하드웨어를 만지고 컴퓨터를 조립, 분해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은 생각에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했지만 생각과는 달리 프로그래밍 언어와 자료 구조 등에 치중된 커리큘럼에 흥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친하게 지내던 후배들이 네트워크 엔지니어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이 직업이 앞으로 전도유망하니 함께 공부하여 훌륭한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되어보자고 말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사이버 수사대를 해보자는 말도 했습니다.(웃음)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니 기초 지식이 없었습니다. 하여 2007년 가을, 제안을 했던 두 친구(김 oo, 박 oo)가 먼저 네트워크 학원에 다녔습니다. 겨울방학이 되자 학원에서 CCNA 과정을 공부한 두 친구가 이해한 내용을 복습차 저와 또 다른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를 포함하여 네트워크 엔지니어에 뜻을 둔 6명이 학교에서 스터디를 하게 되었죠.

네트워크 엔지니어 이희성님

네트워크 공부를 시작하니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일례로 Subnet(이하 서브넷)을 이해하는 데 이틀 정도 걸렸습니다. 서브네팅(서브넷을 분리하는 과정)을 하는 IP를 어떻게 쪼개고 IP를 쪼개는 것이 어떻게 네트워크를 최적화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학원에서 교육받고 온 후배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알려주었고 저도 후배들이 알려준 내용과 여러 책을 참고하여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때마침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해서 학생들이 마음껏 실습할 수 있도록 제공했습니다. 당시 학교에는 Cisco 社(이하 시스코) 라우터와, Extreme 社(이하 익스트림) 스위치가 있었습니다. 당시 학교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모두 익스트림 장비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익스트림 장비를 손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네트워크 강의 역시 익스트림 장비를 기반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학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 적극적으로 저희 공부를 지원해 주셨습니다. 실습에 필요한 장비가 있다 말씀드리면 어떻게든 구해와 실습할 수 있도록 구비해 주고 케이블 생산 도구 등도 전부 구매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원하는 장비는 원 없이 테스트해 볼 수 있었고 케이블도 수도 없이 찍어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네트워크 장비의 Config(이하 컨피그) 입력 시 입력 화면, 입력 명령어, 출력 결과 등을 모두 외워서 손으로 직접 적어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전부 적어보고 빠진 부분이 있으면 다시 적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예를 들어 라우터의 Interface(이하  인터페이스)에  IP를 입력하는 명령어를 실행한다면 다음과 같이 적는 것이죠. 

"Router(config)# interface s0/1, Router(config)# ip address 192.168.20.2 255.255.255.0 ... (중략)" 

손으로 적은 내용은 장비에 모두 적용하여 제대로 동작하는지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스터디 과제로 삼아 스터디원 모두가 반복 연습했고 네트워크 장비의 명령어와 출력값, 작동 과정을 눈을 감고 머릿속에서 그릴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손으로 직접 적으며 연습한 라우터, 스위치 컨피그

겨울방학 내내 네트워크 장비를 가지고 다양한 실습을 하고 이론에서 배웠던 값이 그대로 출력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즐겁게 공부했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때로는 머리를 식힐 겸 함께 재밌게 놀며 겨울방학을 보냈습니다. 어느 때보다 공부가 참 재밌다고 느낀 시절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09년 초, 취업을 할 때가 된 저는 CCNA, CCNP, 네트워크 관리사 2급을 가진 예비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되었습니다. 함께 공부했던 한 후배의 추천으로 네트워크 전문 회사인 현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Q2. 현재 직무인 네트워크 엔지니어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A. 네트워크 엔지니어로서 저의 주 업무는 고객에게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제안, 구축하며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운영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좀 더 깊게 들어간다면 Layer 2(L2), Layer 3(L3)에 해당하는 스위치, 라우터를 주로 구축하며 OSPF, BGP와 같은 라우팅 프로토콜을 활용하여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게끔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업계에서는 보통 L2 / L3 엔지니어라고 지칭합니다. 좀 더 쉽게 말씀드리자면 컴퓨터, 서버, 설비 등과 같은 단말들이 원하는 목적지와 제대로 통신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네트워크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저의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Network Design(이하 네트워크 디자인)이 하나 있는데 이른바 3 Tier Architecture입니다. 3 Tier Architecture은 전체적인 네트워크를 Access, Distribute(Aggregation),  Core 3단계로 분리하여 구성하는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이 디자인을 주로 사용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합니다.

예를 들어 공장이 건설되며 컴퓨터와 생산 설비를 연결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컴퓨터와 생산 설비가 직접 연결될 스위치들이 필요합니다. 이 Layer를 Access Layer, 여기에 사용되는 스위치를 흔히 Access Switch(이하 액세스 스위치)라 부릅니다. 보통 액세스 스위치는 규모에 따라 많은 양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액세스 스위치에 연결된 단말의 트래픽을 중앙으로 모아줄, 다른 곳에서 온 트래픽을 분배해 줄 스위치가 필요합니다. 액세스 스위치에 연결된 단말(컴퓨터, 설비 등)이 인터넷으로 나아가거나 다른 단말과 통신하기 위해서는 한 곳으로 모여야 보다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Ditsribute Layer, 여기에 사용되는 스위치를 Distribute Switch(이하 분배 스위치)라고 부릅니다. 마지막으로 Core Layer가 있습니다. Core Layer에서 사용되는 스위치는 흔히 백본 스위치라고 부릅니다. 백본 스위치는 하단에 있는 분배 스위치와 단말이 보유한 IP 정보를 모두 보유하고 외부 인터넷 통신과 내부 네트워크 통신을 책임집니다. 물론 지금까지 설명드린 구성을 정확히 지킨다기보다 필요에 따라 적절히 변경하여 유연하게 사용합니다.

3 Tier Architecture(출처 : https://ipcisco.com/lesson/network-topology-architectures/)

여기에 더해 Layer 1에 관한 지식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광케이블과 GBIC(SFP, 이하 지빅)도 많이 다루며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단말과 단말의 통신, 단말과 인터넷의 통신 등 "연결"이 중요한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케이블과 지빅의 중요성도 매우 높습니다. 광케이블은 Single / Multi Cable(이하 싱글 / 멀티 케이블)이 대표적이며, 싱글 케이블과 멀티 케이블 모두 세부적인 분류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용도가 각자 다릅니다. 지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빅은 광케이블과 함께 사용되는 만큼 케이블에 맞는 용도의 지빅을 써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을 종합해 보면 제가 몸담고 있는 L2 / L3 엔지니어는 스위치와 라우터 장비의 특성, 이더넷 스위칭 / 라우팅 프로토콜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며 케이블과 지빅, 케이블을 포설하기 위한 건물의 환경까지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직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L2 / L3 엔지니어는 "Simple is best"가 중요한 직무입니다. 네트워크 디자인은 단순한 것이 최선이라는 마음가짐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디자인을 복잡하게 구성하면 장애가 발생하였을 때, Trouble shooting(이하 트러블 슈팅)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다른 관리자로 하여금 이해를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이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업 담당자는 제품을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것을 선호하겠지만, 고객사의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영을 지향하는 네트워크 엔지니어로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안정적이면서 단순한 네트워크 구성을 설계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uick question. 스위치와 라우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태생(출발점)이 다르지만 현재에는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이 많이 흡사합니다. 스위치는 허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MAC 주소를 학습할 수 없어 모든 Ethernet Frame을 Flooding 하는 허브에서 MAC 주소를 학습하여 스위치가 되었고 여기에 나아가 VLAN 기능이 추가되더니 라우터가 제공하던 Static/Dynamic 라우팅 기능까지 추가되어 라우터의 라우팅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라우터가 스위치에 비해 우위를 갖는 점은 존재합니다. Juniper Netowrks 장비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스위치는 라우팅 테이블의 수를 많게는 수십만 개까지 가질 수 있지만, 라우터는 기본적으로 100만 개의 라우팅 테이블을 가지며 많게는 1천만 개까지도 보유가 가능합니다. 또한 스위치는 UTP, SFP 포트 정도를 지원하지만 라우터는 UTP, SFP, ATM, Serial 등 폭넓은 인터페이스를 지원합니다.

 

Q3. 첫 회사 입사 후 3개월간 회사에서 무엇을 하셨나요? 사회초년생들에게 첫 입사 후 3개월간 추천하는 행동은?

새로운 것을 하루에 하나씩은 알자.

A. 새내기 네트워크 엔지니어 시절, 입사 후 목표를 위 문장으로 삼았습니다. 회사 업무에 관한 것이든, 네트워크 기술 습득에 관한 것이든 네트워크 엔지니어로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반드시 한 가지 이상은 배우자고 결심했습니다. 입사 초반에 주어지는 고객사 장비의 유지보수 관련 문서 작성 업무를 도맡아 하며 이 문서를 왜 작성하는지, 무엇을 작성하는지 메모를 해가며 열심히 배웠습니다. 선배들의 고객사 야간 작업을 따라다니면서 업무에 관해 어떤 얘기가 오가는지, 작업 수행 전 리뷰에서는 무슨 질답이 오가고 작업한 결과물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일일이 듣고 적었습니다. 고객사 야간 작업을 수행할 엔지니어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으면 주저 없이 손을 들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제가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장비나 작업 내용이라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선배들이 아직 그 작업을 할 줄 모르니 나중에 하라고 만류해도 "뒤에서 조금만 도와주시면 제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작업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작업한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스위치와 라우터를 켜놓고 닥치는 대로 테스트하고 작동 과정과 결괏값을 받아 적었습니다. 저는 이 일이 재미있었고, 천직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주말에도 나와 테스트를 한다는 것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을 알 수 있어 매우 즐거웠습니다. 새로운 것을 하나씩은 알자는 마음가짐은 주말을 가리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 이희성님

네트워크 장비에 대해 공부할 경우, 항상 실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습니다. 장비를 가져와 테스트 랩을 만들고, 공식 문서의 예제, 제가 고객사에서 수행할 작업 컨피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지지 않고 그대로 입력했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통신이 되는지 작동 여부를 확인한 뒤에 기초부터 순차적으로 하나씩 하나씩 깊게 공부했습니다. 이 컨피그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이 컨피그를 활성화시켰을 경우, 어떤 프로토콜이 활성화되며 어떤 순서로 작동하는지 놓치지 않고 받아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OSPF를 공부한다고 하면 예제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컨피그를 적용하여 정상동작을 확인한 뒤, OSPF Neighbor를 맺기 위한 첫 과정인 Hello packet부터 순차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여러 공부 방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메모(기록)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아무리 사소한 내용이라도 꼭 메모하세요. 공부를 하거나 작업을 했을 때, 당시에는 머릿속에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계속 사용하다 보면 머릿속에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시간이 많이 흐르거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시간을 들여 배웠던 소중한 지식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늘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메모한 모든 것을 정리하여 문서화하시기 바랍니다.

 

Q4. 이 직무에서는 '이것'만큼은 힘드니 본인에게 맞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만한 요소가 있을까요?

A. IT업에 종사한다면 개발자건 엔지니어건 가리지 않고 모두 해당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24/7"입니다. 24시간, 7일 내내 대기한다는 의미로 시스템 장애라는 것은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기에 항시 대기하며 장애 발생 시 즉각 지원해야 합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길을 걷고자 하신다면 이 부분은 각오하고 발을 들여야 합니다. 만약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분명한 분이라면 네트워크 엔지니어 직무와는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퇴사 사유가 '퇴근을 해도 퇴근한 것 같지가 않아서'라는 분도 계셨으니까요. 저 또한 여자친구와의 즐거운 데이트 중 갑작스레 발생한 장애로 인해 여자친구를 뒤로 하고 장애 처리를 위해 고객사로 달려간 기억이 있습니다. 퇴근 후, 친구들과의 술자리 중 장애가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프리한(?) 복장에 술기운으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상태에 노트북도 없이 고객사에 30분 내에 도착하여 고객의 PC로 장애를 처리했었죠.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엔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애가 발생했을 때 분명 고객사의 담당자 또한 가시방석이었을 겁니다. 자신이 관리하는 장비에서 장애가 나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 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담당 엔지니어였던 제가 개인 시간에 술을 마시는 와중에도 문제가 발생하니 즉시 달려가 처리했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임을 입증한 사건이었죠. 이 사건 이후로 저는 신뢰할 수 있는 엔지니어라는 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애는 장비의 고장에서 비롯되는 장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발생시키는 장애 또한 존재합니다. 네트워크 업계의 작업이라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네트워크 장비의 컨피그를 변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네트워크 장비는 24시간 돌아가죠. 달리는 자동차에서 바퀴를 안정적으로 교체하는 일과 동일합니다. 이를 엔지니어인 사람이 수행하기에 실수에서 발생하는 장애도 존재합니다. 담당자가 상당히 까칠한 고객사에서 여러 업체와 함께 작업을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러 업체가 함께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변경사항이 있었는데 제대로 공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시간 내에 작업을 제대로 끝내지 못 했는데 담당자가 와서 "작업은 잘 끝났나요?"라고 묻더군요. 일행 중 누군가 얼떨결에 작업이 잘 끝났다고 대답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죠. 손이 떨리고 머릿속은 하얘지면서 땀이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일은 다행히 잘 마무리되었지만 까딱하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외줄타기 같은 순간들은 4년 차 엔지니어였던 저를 무척 힘들게 만들었고, 잠시나마 업계를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평소에 자동차 동호회 활동을 하며 세차에 많은 관심을 가지던 시기였기에 세차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몇 달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떠나왔던 네트워크 업계가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꽃이 지고나서야 봄이 왔었단 것을 알 수 있듯이, 업계를 떠나와보니 네트워크 업계에서 늘 성장하고 발전하며 즐거움을 느끼던 지난 날들이 계속 그리웠습니다. 그 와중에 위에서 말씀드렸던 작업을 같이 한 어떤 엔지니어의 말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살 떨리지 않냐는 저의 질문에 그 엔지니어는 "이럴 때마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결국 해내지 않았는가. 정말 즐겁다"라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그 말을 계속 곱씹어보며 내가 무언가를 해결했을 때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장애는 곧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서 말이죠. 그리고 8개월만에 전 네트워크 업계로 복귀했습니다. 다시 한번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매력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Q5. 네트워크 엔지니어로서 '스페셜리스트'를 지향하는 것이 좋은가요?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하는 것이 좋은가요? 

A. 특정 분야(ex. 스위칭, 라우팅)에 깊은 전문 지식을 갖는 스페셜리스트와 대부분의 분야(스위칭, 라우팅, 로드밸런싱, VPN, 방화벽 등)에서 깊지 않고 넓은 지식을 갖는 제너럴리스트 중 어느 것을 지향해야 하는지 질문하시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우선 스페셜리스트가 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2가지 있는데요. 하나는 직장 생활에 대한 이유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술 역량에 관한 이유입니다. 첫 번째, 우리는 모두 회사에서 급여를 받고 일하는 피고용인이라는 점입니다. 급여를 받는 입장에서 회사 일에 전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회사일에 몰입하며 최선을 다하고 최고가 되는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 사람마다 스킬업에 대한 역량이 다르긴 하지만 신입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여러 가지 기술을 한 번에 모두 습득하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신입 시절에는 특정 분야에 몰입하여 경험과 기술을 쌓아 노하우를 만들고 다른 분야로 나아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노하우를 쌓은 사람은 다른 분야에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맞닥뜨려도 별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답변을 해보자면 소위 '대기업'은 제너럴리스트를 원합니다. 관리자를 채용하여 회사에서 운용하는 기능이 다른 모든 장비들을 운용하게 하지요. 특정 장비마다 특정 전문가를 뽑게 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그렇기에 소수 인원을 채용하고 모든 장비를 관리하게 합니다. 반대로 스페셜리스트, 다시 말해 전문적인 기술을 제공하는 엔지니어가 다수 몸담는 회사는 대부분 '중소기업'입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제너럴리스트보다는 스페셜리스트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사(기업)을 상대하는 만큼 제공 기술의 전문성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에 스페셜리스트를 원하는 것입니다. 다만 현실적인 대우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좋은 것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여 스페셜리스트를 지향하며 어느 정도 성장했다는 판단이 들면 조금씩 영역을 확장하여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하고 제너럴리스트로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요.

 

Q6. 네트워크 엔지니어 직무에 자격증 취득이 미치는 영향이 어느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꼭 있어야 하는 것인가요?

A. 자격증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만 여전히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저 또한 면접 등의 자리에서 자격증의 보유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그만큼 업계에서 자격증의 보유 여부를 평가 척도로 사용한다는 뜻이겠죠. 저는 과거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만 시간이 흘러 만료되었고 갱신은 하지 않은 상태이기에 자격증이 없다고 말합니다. 16년 차 엔지니어인 저에게도 자격증 보유 여부를 물을 정도이니 신입 네트워크 엔지니에게는 중요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CCNA, CCNP와 같은 네트워크 관련 자격증 시험을 공부할 때, 덤프를 활용하여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저 또한 덤프로 취득하였습니다.) 덤프를 외우는 것이 아닌 "덤프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덤프에 나오는 문제들, 다시 말해 시험에 출제되는 모든 문제들은 과거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해온 사람들이 겪었던 이슈 사례와 해결방법을 집대성한 결과물입니다. 즉, 덤프를 외우는 것이 아닌 덤프를 제대로 공부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덤프에 나온 문제에 대해 여러 엔지니어들과 함께 공부하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A가 정답인데 실제로는 C가 답이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토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없다면 네트워크 전문가 따라잡기(이하 네전따) 등의 카페에 질문을 올려도 좋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덤프에 나온 문제와 정답을 모두 이해하고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덤프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다 하더라도 자격증 취득 과정에서 좀 더 성장할 수 있으며 면접 자리에서 자격증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덤프를 공부하지 않고 단순히 외워서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페이퍼 자격증"을 가진 것에 불과합니다. 또한 면접 자리에서 자격증 소지자에 준하는 실력을 갖췄는지 좀 더 난이도 있는 질문을 받게 되었을 때 제대로 대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페이퍼 자격증은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죠. 면접관들은 면접자가 보유한 자격증보다는 "보유한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제대로 공부했는지"를 좀 더 자세히 봅니다.

 

Q7. 자격증이 아닌 다른 요소로 자신의 스킬을 증명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A.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GNS3, EVE-NG, VMWare player, Containerlab 등 가상시뮬레이터가 굉장히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학원이나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상 시뮬레이터에서 네트워크를 직접 구성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하고, 트러블 슈팅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이를 기록(문서화)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면접자가 최신 시뮬레이터를 다룰 줄 알고, 이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았다는 사실 자체가 긍정적으로 다가옵니다. 신입 네트워크 엔지니어가 입사 후에는 여전히 배울 것이 많기에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테스트를 주로 시키는데 시뮬레이터를 다룰 줄 안다면 신입사원 교육과 업무 투입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학원에서 만들어주는 포트폴리오가 아닌,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이해하여 만든 포트폴리오에 한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학원에서 만들어주는 포트폴리오는 하나같이 모양이 똑같아 면접자가 만든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뿐더러, 포트폴리오의 네트워크 구성에 대해 기본적인 질문조차 면접자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다양한 세미나에 열심히 참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네전따 세미나, Cisco, Juniper 등 네트워크 벤더는 매년 최신 네트워크 기술 및 최신 트렌드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이를 꾸준히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네트워크 공부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세미나는 네전따 세미나였습니다. 이제 막 서브네팅과 라우팅 공부를 시작했던 저에겐 생소했던 IPSec VPN에 대한 세미나로 기억하는데요. 아직은 잘 모르는 기술이었기에 일단 들어나 보자하는 마음에 참석했습니다. 처음 보는 기술인만큼 키워드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키워드를 모두 받아 적었고 검색하여 무슨 뜻인지 반드시 공부하고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었죠. 네전따 세미나의 경우, 소위 "뒤풀이"라는 것을 합니다. 세미나가 모두 종료된 이후에 세미나에 참석했던 분들이 호프집에 가서 간단히 맥주 한 잔 하며 서로 이야기하는 전통(?)입니다. 이를 활용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뒤풀이에는 세미나에서 발표를 한 연사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업계에서 유명한 거물급 엔지니어 또한 참석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같은 일을 하지만 잘 몰랐던 수많은 엔지니어분들 또한 참석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연사분들께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직접 물어볼 수 있고, 새로운 엔지니어를 만날 수 있으며, 평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 존재를 알고 있던 엔지니어 분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명함을 서로 주고받으며 인맥도 넓힐 수 있죠. 세미나에 참석한 모든 엔지니어들은 질문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답변해 줍니다. 어느 누구도 질문을 귀찮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수많은 엔지니어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세미나 참석을 전 늘 독려합니다.

 

Q8. "네트워크 전문가 따라잡기" 카페에 Ansible을 활용한 네트워크 장비 자동화에 대한 시리즈를 연재할 만큼 자동화 분야에 있어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계시죠. 네트워크 장비 자동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동기)는 무엇인가요? 

이희성님(글쓴이 "백아쟈씨님)의 Ansible을 이용한 네트워크 장비 점검 자동화 스크립트 시리즈 Link
= > https://cafe.naver.com/neteg/233398

고객사 대부분이 대기업인만큼 대규모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고객사에 상주하며 네트워크 장비를 관리하는 상주 운영 인력이 남게 되는데요. 여느 때처럼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본사로 돌아와 다른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상주 인력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고객사에 네트워크 장비를 납품하고 나면 소위 "정기 점검"이라는 것을 진행합니다. 네트워크 장비의 상태가 정상인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상주 인력 3명이 몇천대에 달하는 고객사 장비의 월간 점검을 모두 진행했습니다. 늘 바쁜 운영업무에 더해 몇 천대에 달하는 수많은 장비를 점검해야 했기에 상주 인력의 업무 부하가 매우 심했습니다. 거기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변경 작업 등이 발생하면 더 힘들 수밖에 없었죠. 월간 점검 때마다 본사에서도 인력을 지원하며 작업을 도와주었기에 어느 정도 해결은 되었으나 기술적 성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루틴한 작업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몹시 안타까웠고 이를 해결하여 동료들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하여 루틴한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루틴한 업무의 자동화, 점검 결과서 자동 생성"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생긴 순간이었습니다.

법을 찾던 와중 조직장인 저의 상사로부터 "Ansible(이하 앤서블)을 활용한 네트워크 자동화"에 대해 다루는 Redhat 社의 세미나가 열린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습니다. 두말 않고 상사와 함께 세미나에 참석하였습니다. 세미나에서 Ansible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Shell 기반의 데이터 가공 예제에 매료되어 그때부터 밤낮없이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자동화 테스트를 위한 환경 구성에 집중했습니다. 서버를 잘 다루지 못하다 보니 환경 구성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이 또한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환경 구성이 끝나자 Ansible을 활용해 네트워크 장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정을 진행했습니다. 그다음 순서로 명령어를 입력하여 데이터값을 가져와 파일로 저장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죠. 기본적인 동작 구현에 완료하자 구글링을 통해 수많은 예제를 접하고 이를 제가 필요한 값으로 가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밤낮없이 매달려 작업한 결과, 제가 원했던 결과물인 "정기 점검 자동화 및 리포트 자동 생성"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와 병행하느라 힘든 점이 없지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는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업계에서 똑같은 고민을 하고 고충을 겪는 현업의 엔지니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조직장님과 상의한 뒤, 자료를 네전따 카페에 공개하였습니다.

 

Q9. 많은 네트워크 엔지니어들이 자동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하지만 막상 공부는 하지 않습니다. 개발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 데다 공부를 한다는 것에 대한 힘듬도 있지요.(저 또한) 이러한 어려움을 뚫고 자동화에 대한 전문성을 얻기 위해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그리고 자동화에 관련된 서적과 공부 방법에 대해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앞선 질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앤서블에 대해 잘 알기 위해 곧바로 환경 구성을 시작하고 구글링을 통해 수많은 예제를 접하며 연습했습니다. 제가 책을 먼저 보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항상 실습을 우선시합니다. 하여 서버에 앤서블을 설치하며 직접 부딪쳐 보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저는 동료 및 후배 엔지니어들에게도 항상 시작부터 한 뒤, 고민하라고 조언합니다. 앤서블의 경우, 일단 설치하고 동작 과정을 확인한 뒤에 책을 찾아봐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해야 진짜 시작한 것이지, 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환경 구성을 하고 행동을 시작하다보면 분명히 막히는 부분이 발생할 것이고 막히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 나아가는 과정에서 책을 보거나 구글링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에 의한 공부를 하는 것이죠. 이론 지식이 좀 더 필요한 순간이 오면 공식 기술 문서를 읽어보고, 좀더 쉽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누군가가 좀 더 쉽게 풀어놓은 설명과 글을 통해 이해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필요에 의한 공부를 해야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동화 관련 서적은 "우아하게 앤서블", "앤서블 마스터하기"를 주로 참고하였습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 이희성님

 

Q10. 이 글을 보고 계신 IT 취업준비생분들께 한 마디하신다면?

A.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IT 업계에 발을 들이기로 했다면 즐겁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동차를 타고 고객사 근처를 지나갈 때, 고객사 건물이 보이면 전 항상 이런 생각을 합니다. "새로 지어진 저 건물의 중추 신경(네트워크)은 내가 만든 작품이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여 최선을 다해 작업한 결과물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원활한 통신을 제공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즐거움이 15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저를 이 업계에 있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사람의 역량이라는 것은 각자 다르기에 누가 더 빨리 배운다고, 본인이 배우는 것이 늦다고 조바심 가질 필요 없습니다. 배우는 속도는 모두가 동일할 수 없습니다. 그저 내 페이스에서 맞춰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면 됩니다. 누군가가 더 빨리 배우고, 내가 늦게 배운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빨리 배우든, 늦게 배우든 둘 다 배우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성장하여 기술적 깊이와 넓이를 적절하게 키워나가며 늘 즐거운 자세로 임한다면 그것이 가장 경쟁력이 겁니다.

세 번째, 결국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나가는 습관을 꼭 들이시기 바랍니다. 네트워크 업계에서 일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장애와 함께 수많은 시행 착오를 겪게 됩니다. 하지만 장애와 시행 착오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겪는 수많은 장애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마시고 학습의 기회로 생각합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그에 필요한 기술을 끊임없이 찾게 될 것이고 기술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 이희성 님의 인터뷰 잘 보셨나요? 인터뷰를 진행하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Q4, Q10에서 많은 생각을 했고 마음가짐을 고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인터뷰도 네트워크 엔지니어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