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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

1억원을 모아야 하는 이유

by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 2025.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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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첫 취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직장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월급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죠. 사회초년생이 으레 그렇듯 저 또한 월급을 적금으로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첫 적금은 2015년 3월, 그 당시에 가장 높은 적금 금리를 주었던 웰컴저축은행에 적금을 들어두었습니다. 적금 금리는 3.5%를 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5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7%였으니 실질금리는 2.8%에 해당하는군요. 

웰컴저축은행 적금뿐만 아니라 주거래 은행이었던 기업은행에도 적금을 들어두었습니다. 그렇게 최소 3개에서 4개가량 되는 적금을 늘 유지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첫 월급의 실수령액이 190만원이었는데요. 부모님께 생활비로 50만원을 드리고 90~100만원은 적금을 들고 나머지 40만원으로 생활했습니다. 버스 요금과 핸드폰 요금 외에는 무언가 사는 행동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흡연도 하지 않고 그 당시엔 술도 잘 안 마셔서 술값도 거의 들지 않았죠. 오히려 40만원이 남아서 적금을 추가 납입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리고 적금 만기가 되면 이자와 원금을 다시 예금에 넣어두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적금과 예금에 집중하던 그 시절엔 주식투자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주식은 위험한 것이고 도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내 돈은 소중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고 피땀 흘려 번 돈을 쉽게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30살이 되었을 때, 수중에는 5천만원이 넘는 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찾아왔습니다. 증시가 폭등하는 광풍 속에서 저 또한 가지고 있던 돈의 일부를 미국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반도체 혹은 IT 회사 몇 군데에 투자를 했고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투자한 금액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 또한 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2년 시작된 인플레이션으로 손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물렸다"라는 표현을 쓰죠.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펀드, 주식이 손실이 난 상태라 그저 존버할 뿐이었지요. 꾸준히 물을 타며 보유했고, 현재까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했던 저의 사회초년생 시절 ~ 30대 이후의 이야기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예금과 적금으로 자산을 모으고 주식을 통해 자산을 불려 왔습니다.(물론 손해도 한가득이지만)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자산을 불리는 과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1억원을 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1억원을 모은 후에야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자산을 늘려나가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한 가지씩 열거해보고자 합니다.

 

투자의 필요성과 금융 지식을 공부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적금 금리는 3.5%를 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5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7%였으니 실질금리는 2.8%에 해당하는군요. 
주식은 위험한 것이고 도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회초년생 때 몰랐던 가장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나의 자산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증가하는 화폐의 유통량과 더불어 화폐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면 내가 가진 자산이 하락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예금과 적금의 이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물가 상승률보다 높을 수 없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나의 현금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피땀 흘려 번 돈이 쓰지도 못하고 조금씩 녹아내린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이겨내는 것이 내 자산을 지키는 것임을 알았을 때, 비로소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의 장난질과 소액 주주의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는 국내 주식시장보다 주주를 위해 행동하는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 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몸담은 분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주식 시장의 끊임없는 우상향이 물가 상승률을 이겨내는 수익률로 투자자에게 보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종잣돈(자본금) 1억 원을 모으는 시간 동안 금융 지식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해두어야 향후 종잣돈을 제대로 굴리는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에 대해 무지하면 내 자산이 물가 상승률에 의해 녹아내리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고, 투자가 아닌 도박을 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코로나 시절, 저는 투자에 무지했기 때문에 제가 모은 돈이 물가 상승률에 의해 녹아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투자에 대한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들을 따라 투자하다가 수익만큼이나 많은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라도 그 사실을 깨닫고 금융지식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 종잣돈을 예금과 적금에 넣지 않고 미국의 자산을 매수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땀 흘려 번 1억원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내 돈은 소중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고 피땀 흘려 번 돈을 쉽게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1억원을 모으는 시간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때로는 사고 싶은 것을 사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고, 들어둔 적금은 만기가 될 날이 한참 먼데다가 예금 금리는 쥐꼬리만큼 주니 허탈함이 한가득 생각입니다. "이렇게 모아서 언제 1억원이 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좋은 차를 타고 여행을 다니며 멋진 옷을 입고 사는 화려한 모습의 사람들이 보입니다. 사람이 붐비는 버스와 지하철에 사람들 틈에 끼어 출퇴근하는 내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1억원이 뭐라고 이렇게 궁상 맞게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20대와 그리고 현재인 30대에 이르러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옷 좀 사입어라"였습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온라인 홈쇼핑에서 1~2만원하는 옷을 사입고, 회사에 입사해서도 그 옷을 계속 입고 다녔습니다. 30대에도 20대에 산 옷을 입다보니 낡은 옷이 많았습니다. 친구에게서 옷을 얻어 입고 다닌 적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몇 개 안 되는 옷을 돌려입고 회사에 출근하다보니 옷 좀 사입으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 것이죠. 옷뿐만 아니라 신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컴퓨터와 노트북도 한 번 사면 최소 5년 이상 사용했고, 핸드폰은 무조건 보급형만 사용했습니다. 그게 가장 쌌기 때문이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옷 좀 사입으라던 그 말은 제게 훈장이 되었습니다. 궁상맞게 산만큼 돈이 더욱 빨리 모였고, 마침내 그 돈은 저의 종잣돈이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모두 꾹 참고 모은 돈인만큼 돈을 더욱 소중하게 다루며 소중한 돈을 불려 나가기 위해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예금과 적금을 찾아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돈을 소중히 여기니 돈은 더 큰 돈이 되어 제게 돌아왔습니다.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도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가진 돈을 한 번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피땀 흘려 번 제 돈은 정말 소중하거든요. 그래서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고 S&P 500에 투자했습니다. 1억원을 모으는 과정이 고통스러웠던만큼 결코 잃고 싶지 않았고 신중하게 투자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여유 자금을 보유하고 빚투와 손절을 방지한다.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펀드, 주식이 손실이 난 상태라 그저 존버할 뿐이었지요. 꾸준히 물을 타며 보유했고, 현재까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1억원이라는 종잣돈을 가진 사람이 주식에 적립식 매수로 꾸준히 투자하는 와중에 주식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에겐 종잣돈 1억원의 일부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하락한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습니다. 소위 '물을 탄다'라고 말하죠. 물을 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종잣돈의 일부를 추가로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현금성 자산으로 유지해둔 내 종잣돈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니 저가에 주식을 추가매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죠.

이와 반대로 좋지 않은 방법으로는 빚을 내어 투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식 가격이 너무 하락해 물을 타야 하는 상태에서 여유 자금이 없다면 결국 빚을 내게 되겠죠.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만큼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며 주식 가격이 더 하락할 경우, 더 큰 손해를 불러오게 됩니다. 여유자금(종잣돈)이 있다면 이러한 행동은 하지 않을 확률이 높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빚을 내어 추가로 물을 타는 것이 아니더라도 주식 투자를 하다보면 돈을 급하게 써야 할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럴 때 현금은 전혀 없고 주식만 가지고 있다면 결국 주식을 판매할 수 밖에 없죠. 수익을 낸 주식이라면 좋겠지만 가격이 크게 떨어진 주식이라면 결국 손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1억원을 모아 종잣돈을 마련하고 적립식 매수로 꾸준히 투자한다면 결국 남는 현금이 많을 것이고 이것을 급하게 써야 할 상황에 사용할 수 있겠지요. 가격이 떨어진 주식을 손절하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거죠. 

 

자산이 모이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자산 증식에 가속도가 붙는 것을 흔히 눈덩이에 비유하곤 합니다. 눈덩이가 바닥에 닿는 표면적이 크면 클수록 눈덩이를 굴렸을 때 커지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죠. 눈사람을 한 번이라도 만들어보신 분들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자산도 눈덩이와 같습니다. 같은 1억원을 모은다 가정했을 때, 0원에서 1억원으로 불어나는 것과 1억원이 2억원으로 불어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0원에서 1억원이 되는 과정은 곧 내가 1억원을 만들기 위해 직접 돈을 모으는 과정, 예금과 적금을 꾸준히 들어놓은 적금과 예금이 이자를 발생시키면서 1억원까지 도달하는 과정입니다. 이자가 발생한다 한들 원금이 작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자가 미미합니다. 1억원에서 2억원을 모을 때는 확연이 다릅니다. 이미 모아둔 1억원이 돈을 모으는 주인을 대신해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우량주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거나 배당주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고, 회사채에 투자해 채권이자를 받습니다. 과거 1억원을 모으는 시절과는 다른 수익이 들어옵니다. 1억원을 모으던 시절엔 원금이 0원이지만 2억원을 모으기 시작할 땐, 원금이 1억원이기 때문이죠. 원금 1억원은 결코 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원금 1억원이라는 눈덩이는 2억원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번 돈과 함께 표면적이 더 넓기에 더 많은 눈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5% 수익률을 올린다고 가정했을 때, 원금이 3천만원이라면 이자는 150만원이지만 원금이 1억원이라면 300만원입니다. 10% 수익률을 올린다고 가정했을 때, 원금이 3천만원이라면 이자는 300만원이지만 원금이 1억원이라면 1000만원입니다. 수익률(혹은 이자)가 동일하더라도 원금이 크면 수익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5년도 초, 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와중에 저 또한 미국 주식시장에만 투자하는만큼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다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정 금액을 모은 상태(1억원)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고수했기에 일정 금액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돈을 주식 추가 매수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요. 결혼 준비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파는 일은 없었습니다. 현금을 늘 일정 비중 이상 보유하며 적금은 2개는 항상 유지했기에 만기가 도래한 적금과 보유 현금을 결혼 자금에 사용할 수 있었죠.

마지막으로 제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1억원을 더 빨리 모으는 것에 집중했을 겁니다. 1억원을 더 빨리 모을 수 있다면 그만큼 자산을 더 빨리 굴릴 수 있고 더 빠르게 자산을 키울 수 있었을 겁니다. 다른말로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시기가 더욱 앞당겨졌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은 저와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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