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는 공간입니다.
요즘엔 클라우드 엔지니어, Cloud Solutions Architect(이하 SA) 구인공고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이 매우 빠르고 클라우드 엔지니어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겠죠. On-premise(이하 온프레미스)에서 일하시던 많은 엔지니어분들이 클라우드 업계로 넘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네트워크 업계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사람 좀 추천해달라고 아우성이네요. 네트워크 재밌습니다.... 제발 와줘요.
보통 클라우드 솔루션의 경우,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온프레미스에서 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경력 엔지니어를 선호하는 듯 합니다. 한 분야를 깊게 다룬 전문가들은 자신이 몸담은 분야뿐만 아니라 보통 다른 분야에 어느정도 지식이 있기 때문에 솔루션에 금방 적응하고 다룰 수 있죠. 클라우드라는 분야가 시장에 자리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탓도 있는 듯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신입 엔지니어를 뽑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클라우드 업계 또한 신입 엔지니어를 채용합니다. 클라우드 솔루션과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교육하고 고객사를 할당하며 경력 있는 엔지니어로 키워냅니다.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준비하시는 분들을 보면 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것 같습니다. AWS의 Solutions Architect Associate(이하 SAA)가 대표적이죠. AWS에서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통해 공부하여 따시는 분도 있고 Dump(이하 덤프)를 구해서 빠르게 취득하는 분도 계시죠. 물론 취준생이라면 금전 사정이 좋지 않은 편이니 안전을 위해서라도 AWS에 대해 공부하면서 덤프를 같이 보는 듯 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분명 신입 엔지니어 채용 면접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것 자체가 AWS에 관심을 갖고 공부했으며 공부의 결과를 성과로 인정받은 것이니까요. 다만 자격증을 취득하였다고 해서 모두가 취업에 유리해지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자격증은 면접관이 면접자를 판단하는 주된 근거가 아닌 보조적인 근거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 이유에 대해 하나씩 열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덤프를 통한 취득
클라우드 분야의 자격증뿐 아니라 Cisco의 CCNA와 같이 유명 자격증들이 가지는 가치에 반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덤프를 공부하면 거의 똑같은 문제와 답변을 시험장에서 볼 수 있고 쉽게 합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열심히 공부한 사람도 비싼 비용을 내는 시험을 안정적으로 붙기 위해 덤프를 보기도 합니다. 다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AWS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서 덤프를 통해서 취득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면접관들은 해당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한 전문가이자 숙련된 엔지니어입니다. 자격증 취득자가 덤프를 통해 취득한 것인지 열심히 공부해서 취득한 것인지 정도는 면접을 통해 충분히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덤프를 통해 취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격증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AWS가 제시한 자격증 취득 목적에 대한 인식 부재
AWS Certified Solutions Architect - Associate(SAA-C03) 시험은 솔루션스 아키텍트 역할을 수행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 시험에서는 응시자가 AWS 기술을 사용하여 AWS Well-Architected Framework 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 AWS SAA 시험 안내서 -
AWS가 Solutions Architect Associate C03 시험에 대해 설명하는 시험 안내서의 일부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의 어느 정도의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SAA C03에 응시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AWS 기술을 사용하여 AWS Well-Architected Framework를(이하 프레임 워크) 기반으로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이를 좀 더 풀어서 해석해보면 응시자는 AWS가 권고하는 프레임워크를 이해하고 그 프레임워크에 기반해 솔루션를 설계/조합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시험 안내서에서도 응시자의 자격을 다음과 같이 권고하죠.
대상 응시자는 AWS 서비스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솔루션을 설계한 1 년 이상의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 AWS SAA 시험 안내서 -
하지만 자격증을 취득한 많은 취업준비생분들 중에는 AWS를 사용해 작든 크든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보라고 하면 만들 수 있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합니다. 시험에 어느 문제가 자주 출제되는지 어떤 형식으로 시험이 출제되는지에 관심이 많지요. 이는 당연합니다.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중요하고 또 1년 이상의 실무 경험이 있다면 그건 경력직이지 취업준비생이 아닙니다. 하지만 AWS가 자격증 취득자에게 바라는 것은 "AWS 기술을 사용하여 AWS Well-Architected Framework 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격증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조그마한 서비스, 누구나 공개적으로 접근하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는 하나쯤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SAA-C03을 통해 배운 솔루션을 다수 활용해야 합니다. 서비스 구축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해도 상관없습니다. 실패한 경험은 면접에서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테고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을테니까요. 응용해서 만들어 보기 좋은 예시를 남겨둡니다.
AWS를 이용한 Wordpress 구축 : https://aws.amazon.com/ko/getting-started/hands-on/build-wordpress-website/
견지망월(見指忘月, 손가락을 보느라 달을 잊는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데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럼 전 질문합니다. "AWS의 DNS 서비스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그럼 질문자 분이 "Route 53"이라고 답합니다. 그럼 다시 질문합니다. 그럼 "'Route 53'의 '53'은 무슨 뜻인가요?" 질문자 분은 선뜻 대답하지 못 합니다. 답을 먼저 드리자면 여기서 '53'은 DNS의 UDP Port 번호인 53을 의미합니다.(저의 추정입니다.)
이 질문을 한 이유는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는 모양만 다를 뿐 본질을 같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클라우드에 대해 잘 알기 위해서는 온프레미스에서 사용되는 인프라의 주요 구성 요소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출처 : <IT 엔지니어를 위한 네트워크 입문> 소개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의 AWS 기술블로그]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면 AWS와 같은 클라우드 솔루션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라면 클라우드 솔루션에 대해 공부하기 이전에 공부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경력 있는 엔지니어에게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온프레미스, 인프라 기본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입니다.
"클라우드"는 인터넷을 통해 액세스할 수 있는 서버와 이러한 서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합니다. 가상화라는 기술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능합니다. 가상화로 자체 하드웨어를 가진 실제 컴퓨터처럼 작동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된 디지털 전용 "가상" 컴퓨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출처 : Cloudflare -
클라우드 솔루션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여태껏 잘 사용하고 있는 기술, 온프레미스를 좀 더 접근성 있게 사용하기 위해 온프레미스에서 사용되는 서버와 스위치, DB 등을 가상화하여 접근성을 높인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양만 다를 뿐 사용되는 기술에 대해서는 온프레미스와 거의 동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프레미스를 열심히 공부해야 클라우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AWS의 네트워크 서비스인 ELB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ELB(Elastic Load Balancer)는 매우 많이 사용되는 AWS의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온프레미스의 L4 / L7 스위치에 비교해볼 수 있지요. 이 서비스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이 서비스가 무엇을 위해 사용되는지, 설정 화면에는 무엇이 있는지, 각 설정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ELB는 서버 부하 분산을 주목적으로 사용되고 사용자와 서버의 연결을 성사시켜주는 서비스인만큼 TCP와 UDP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Traffic Flow, NAT에 대한 이해도 매우 중요합니다. HTTP, HTTPS에 대한 이해 또한 당연히 중요합니다. 이러한 개념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프레미스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입니다.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서비스를 이루는 근간인 프로토콜과 기반 기술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배제한 채 그저 자격증 취득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만을 열심히 공부한다면 그저 공염불을 외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되고자 한다면 클라우드 솔루션을 쫓아가지 말고 클라우드 솔루션을 이루는 근간인 온프레미스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야합니다. 자격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온프레미스에 대한 공부가 수반된다면 자신이 보유한 자격증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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