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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진로(1)

by 네트워크 엔지니어 환영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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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는 공간입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일하시는 분들 또한 댓글에 아래 내용에 관련된 생각을 적어주시면 네트워크 엔지니어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엔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진로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좀 적어볼까 합니다. 운 좋게 7년간 네트워크 엔지니어 혹은 네트워크 운영자, 관리자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지만 각각의 장단점 또한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취향과 적성에 따라 한 직무에 오래 계시는 분들 또한 보았습니다. 그에 대해 한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진로는 1편 ~ 2편으로 나누어 1편에서는 직무(필드 엔지니어, 운영자, 관리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2편에서는 기업 규모(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에 대해 다룹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틀린 부분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필드 엔지니어

필드 엔지니어는 한 개 혹은 그 이상의 벤더 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엔지니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있고 그 회사가 Cisco 장비를 주로 다루며 다수의 고객사를 상대로 납품하고 기술지원과 장애처리를 한다면 그 회사에 속하는 엔지니어는 필드 엔지니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IT 업계를 보면 대부분의 필드 엔지니어들이 중소 혹은 중견 NI(Network Integration) 기업에 속하며 대기업을 상대로 장비를 납품하고 기술지원과 장애처리를 도맡아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지니어로서 1~2개 혹은 그 이상의 벤더의 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룹니다. 장비에 어떤 기능이 있고 어떻게 사용되며 네트워크 설계는 주로 어떻게 하는지 OS별 특징은 무엇인지 장비별 모델의 특징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 고객사의 네트워크 특성에 따라 알맞게 구축하고 트러블슈팅을 진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네트워크 설계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전문성을 빠르게 쌓을 수 있습니다. Case open(이하 케이스 오픈)과 같은 이슈 처리 시스템을 통해 해당 벤더 장비의 작동 방식과 특징을 깊게 알 수 있습니다.  

업무 강도가 높습니다. 1~2개 벤더의 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루며 다수의 고객사를 상대합니다. 저는 필드 엔지니어 시절 맡았던 고객사의 수가 최대 22개였습니다. 그렇다보니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오고 작업 요청 메일이 옵니다. 2주에 2~3번 정도는 야간작업 혹은 철야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고객사의 담당자들은 "당연히" 엔지니어가 고객사 네트워크를 모두 외우고 있다고 가정하고 질문을 하고 전화를 합니다. 담당자 성향에 따라 일을 해야 하니 고됩니다. 주중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에도 전화가 오는 편이 꽤 됩니다. 또 고객사가 수도권에만 있는 것이 아닌 전국에 분포하는 경우가 많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네트워크 장비를 직접 옮겨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전할 일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면접시 운전면허 취득자를 우대하기도 합니다.

기술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고객사에서 원하는 기능은 다양하고 수많은 연습과 테스트 없이는 제대로 기능을 적용할 수 없을뿐더러 장애가 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모르면 고객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가 힘듭니다. 장비에 대한 공부와 더불어 네트워크에서 많이 사용되는 프로토콜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잘하는 엔지니어와 못 하는 엔지니어의 차이는 장비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토콜에 대해 잘 아느냐 아니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 운영자

말 그대로 고객사의 네트워크 운영 업무를 맡아보는 엔지니어를 의미합니다. 네트워크 운영을 대행하는 만큼 고객사에서 사용 중인 모든 네트워크 장비를 운영하고 관리합니다. 스위치와 라우터, IPSec VPN, SSL VPN, 방화벽, IPS,  AP, Controller 등이 포함됩니다. 다양한 장비를 다루는 만큼 운영 중인 장비에 대해 최소한 혹은 그 이상의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물론 장비를 구축한 회사의 유지보수 계약을 맺고 기술 지원이나 장애처리 시 지원을 받기 때문에 한 장비에 대해 필드 엔지니어에 준하는 깊은 기술력을 필요로는 하지 않습니다.(그렇다고 해서 네트워크 운영자의 기술력이 깊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규모 이상의 고객사 네트워크를 다양한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운영할 수 있으므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일정기간 운영 업무를 보게 되면 고객사의 네트워크에 익숙해지게 되고 "하나의 망"이 어떤 방식으로 구축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장비가 장애를 내는 유형과 그에 대한 대처법 또한 배울 수 있습니다. 필드 엔지니어에 비해 상대하는 고객사의 수가 적거나 하나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네트워크 장비를 다루는 것에 있어서 사용하던 기능을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기술력 향상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운영하는 네트워크는 과거에 구축되었거나 새로 구축을 하더라도 과거에 구축된 네트워크와 동일하게 구축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네트워크 구성을 접하기 어렵습니다. 

주로 한 개의 대형 고객사의 네트워크를 팀을 이루어 운영하거나 단독으로 운영합니다. 그렇기에 주로 "상주 운영"하여 자신이 소속된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고객사의 사옥으로 출근해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소속된 회사보다는 자신이 상주하고 있는 고객사의 직원들과 더 오래 알고 지내게 되고 가깝게 지냅니다. 또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고객사의 네트워크 환경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오래 근무한 직원이 고객사로 이직하여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사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사 직원들과 다소 친해지기가 힘든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보아온 가장 많은 네트워크 운영자의 사례는 공부하지 않는 네트워크 운영자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약한 혹은 문서 작업이 많은 업무 환경에서 기술 공부를 게을리하는 사람을 숱하게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기술력이 썩 좋지 않음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애매한 기술력으로 이직을 하려다 비슷한 환경으로 또 이직하게 되고 보다 나은 처우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네트워크 관리자

네트워크 관리자는 자신이 속한 회사의 네트워크를 관리하거나 회사와 그룹사의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일을 맡습니다. 관리하는 네트워크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와 작업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자신이 직접 네트워크 장비를 관리하고 구축하고 운영하는 관리자도 존재하지만 운영 업무를 운영자에게 일임하고, 기술 지원 일체를 엔지니어에게 요청하고 수행하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합니다. 운영자가 네트워크 장비를 주로 관리하는 것에 비해 네트워크 관리자는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사람을 관리하고 계약을 관리해야 합니다. 또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관련 부서와 업무에 대해 논의하고 작업 일정을 조율합니다. 

네트워크 장비를 직접 다루는 경우가 적습니다.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작업 통제와 진행 제어를 주로 하기 때문에 콘솔을 통해 장비를 직접 설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운영자가 네트워크 장비의 안정적인 운영과 장애 처리에 주안점을 둔다면 네트워크 관리자는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서비스의 안정적인 제공, 장애 발생 시 유관부서와의 협의, 좀 더 개선된 네트워크 관리 방법에 대해 주안점을 둡니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언급한 3가지 직무 중 장애 발생시 가장 골치가 아파지는 직무가 아닌가 싶습니다.

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곧 책임자가 됨을 의미합니다. 네트워크 작업을 주관하든 주관하지 않든 반드시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정을 거치며 작업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작업을 수행하는 주체가 누구이든 작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네트워크 관리자를 둘 정도로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 네트워크 운영자 혹은 유지보수 계약을 맺은 엔지니어가 작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작업을 전달하고 지시하기 위해서는 관리자도 그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수월합니다.

앞서 관리자가 네트워크 장비의 설정을 잘 만지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는데, 최근 들어 관리자가 네트워크 장비를 직접 운영하고 장애처리를 하는 회사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과거 회사 이름의 앞글자를 따서 부를 정도로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회사들이 많이 해당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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